[생활안전] 갈수록 추워지는 겨울 한파,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한 스마트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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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안전] 갈수록 추워지는 겨울 한파,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한 스마트 기술
  • 김민진 기자
  • 승인 2023.11.13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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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낮에도 서늘한 공기가 흐르면서 거리에도 두꺼운 옷을 입은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무더위에 지친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일 수 있겠지만, 야외에서 주로 활동하거나 추위가 심한 지역에 사는 이들에게 겨울은 그리 반갑지 않은 계절이다.

기온이 뚝 떨어지고 살이 베일 것 같은 칼바람이 불어오는 겨울에는 한파로 고생하는 이들이 많다. 매년 비슷한 시기에 찾아오는 재해, 한파가 무서운 이유는 무엇일까? 더불어 한파를 극복하기 위한 스마트 기술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연례행사처럼 찾아오는 한파

한파는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거나 강추위가 일정 기간 동안 지속되는 기후 상태를 말한다. 한파의 정도가 심하면 자연재해로 분류하기도 한다. 한국은 매년 겨울이면 한파를 경험한다. 한파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한국에 몰아치는 한파의 대부분은 기압으로 인한 것이다. 중국과 몽골 쪽에 있는 큰 고기압이 연해주 쪽에 있는 큰 저기압으로 흐르면서 중간에 있는 한반도의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는 것이다.

한파는 매년 겨울이면 찾아오는 기후 현상 중 하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강도가 더 심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추운 날이 3일 이어지면 따뜻한 날이 4일 나타난다고 해서 삼한사온(三寒四溫)이라는 말이 있었다. 한파가 3~4일 정도 지속되고 이후에 따뜻한 날씨가 나타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근래에는 한파가 10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심한 경우에는 한 달 이상 한파가 이어지기도 한다.

한파의 세기가 나날이 강해지는 이유는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겨울 기온은 북극을 감싸며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제트기류과 관련이 있다. 평소에는 이 제트기류가 북극 주변을 회전하면서 영하 50℃에 달하는 북극 일대의 찬 공기를 가둬둔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북극과 중위도의 온도 차이가 줄어들면서 제트기류가 느슨해졌고, 북극의 찬 공기가 평소보다 더 많이 제트기류를 뚫고 내려오게 되는 것이다.

제트기류는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전역과 유럽에까지 영향을 주는 거대한 기류인 탓에 동아시아와 유럽에서 때아닌 한파가 이어지기도 한다. 스페인은 50년 만에 기록적인 폭설이 발생해 국가 전체가 마비되었고, 아열대성 기후인 대만과 일본, 중국에서도 갑작스러운 한파로 국가 전체가 비상사태에 들어간 바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한파

한파가 이어지면 우리는 수많은 위험에 노출된다. 가장 대표적인 위험은 체온 저하. 1℃의 온도 변화에도 민감한 인간은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에 무방비로 노출되면 수많은 위험이 야기된다.

기온이 낮아지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오르게 되는데, 이런 변화는 혈관 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낮은 기온은 기관지에도 좋지 않다. 차가운 공기가 몸에 들어올 때면 기관지가 수축하면서 기관지 점막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손상된 점막으로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천식이 악화될 수 있다. 실제로 서울대 보건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 평균 기온이 1℃ 떨어질 때마다 천식 악화로 인한 환자가 3.5%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등의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은 한파에 더 취약한 경우가 많고, 질환에 따라서는 한파로 증세가 악화될 수도 있다.  이외에도 도로와 땅이 얼면서 교통사고나 낙상 사고 등으로 피해를 입는 사례도 많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처럼 한파는 사람들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기상 현상이며 매년 꾸준히 발생하는 데다 갈수록 그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한파를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한 각종 스마트 기술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다양한 보온 용품이다. 추위에 약한 발과 손을 따뜻하게 해주는 보온 신발, 보온 장갑은 이미 일상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보온 용품이지만, 최근에는 여기에 스마트 기술이 더해진 제품들이 개발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온도를 조절하는 재킷, 블루투스나 와이파이 모듈을 탑재한 장갑도 있고, 블루투스 이어셋과 비니를 결합해 따뜻하게 무선 이어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 제품도 있다.

 

산업 현장의 한파 대비책

한파는 일상생활에서도 불편함과 위험을 초래하지만 산업 현장의 경우에는 인적 피해와 함께 금전적 손해까지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야외에서 일을 하는 경우 한파로 인한 인적 피해뿐 아니라  시설물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

겨울철 가장 건설 현장은 한파에 얼지 않는 콘크리트를 개발해 겨울에도 안전하게 공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으며, 근로자들이 한파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지를 지자체 단위에서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지역도 많다. 고용노동부에서는 1시간 일하고 10~15분 동안 따뜻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도록 규정된 예방 가이드와 자율 점검표를 겨울마다 현장에 배포하고 있다.

농가는 한파가 수확량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농작물 피해 예방 스마트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팜은 한파를 피해갈 수 있는 대표적인 기술 가운데 하나다.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해 모든 환경을 통제하는 스마트팜은 인위적으로 작물에게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맞춰 제공하므로 외부의 기후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온전한 스마트팜 대신 IoT 기술을 현지 농장에 적용시키는 방법도 있다. 일반 비닐하우스에 온도와 습도를 알려주는 IoT 장치를 달아놓고, 비닐하우스의 온도를 외부에서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이면 농가에서는 밤에도 불침번을 정해 사람이 직접 비닐하우스의 온도를 확인하고 유지했는데, 이제는 IoT 장치를 통해 비닐하우스 온도를 확인할 수 있다.

비닐하우스 내부의 온도가 설정해 놓은 온도 밑으로 내려가면 자동으로 난방이 실시되며 스마트폰에 알람이 오는 장치도 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원격으로 비닐하우스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어 해외나 출장을 가서도 한파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공공 장소를 한파 대피소로 바꾸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용산 신계역사공원은 외부인 감지센서, 냉난방기, 원격제어 시스템 등을 갖춘 스마트공원을 표방하며 다양한 공사를 진행했다. 공원 내에 비치된 의자는 컨트롤러가 내장되어 있어 외부 기온에 따라 좌석 온도가 자동으로 조절되고, 스마트 파고라는 원격제어 시스템으로 한파와 폭염을 피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2019년에는 전국에서 최초로 서초구에 보도 열선이 시범 설치되기도 했다. 결빙 구간에 설치된 보도 열선은 갑작스러운 한파나 폭설에서도 안전한 보행환경을 제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다. 뿐만 아니라 한파에 지친 보행자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한파 대피소와 발열의자를 버스정류장 등 시민의 통행이 많은 곳에 설치하기도 했다.

한파에 도로가 결빙되어 발생하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도로 피해 예방 기술들도 있다. 아스팔트와 지면 사이에 매립 열선을 설치해 도로의 동결을 막는 기술은 이미 상용화되어 있으며, 운전자가 맨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블랙 아이스 정보를 알려주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자동차의 속도와 엔진의 분당회전수(RPM),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브레이크 사용 정보 등을 기록하는 차량운행기록계(DTG)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블랙 아이스 위치를 운전자에게 미리 제공하는 것이다. DTG는 고속버스와 택시, 1t 이상 트럭 등 사업용 차량에 의무적으로 장착되기에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기술이다.

수많은 한파 대비 기술이 등장하고 있지만, 한파 피해를 최소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파 대비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다. 한파가 예상된다면 야외 활동은 되도록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할 경우에는 내복과 목도리, 모자, 장갑 등으로 체온을 보호해야 한다. 만성 질환자는 겨울에 유행하기 쉬운 독감 예방 접종을 꼭 수행하고 외출 후에는 손발을 씻고 무리한 일은 피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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