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초거대 AI 돌봄 ‘요양 시너지’ 행보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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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초거대 AI 돌봄 ‘요양 시너지’ 행보 기대
  • 최연지 기자
  • 승인 2023.10.31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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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로고. [사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국내 통신 3사가 헬스케어 분야에 진출해 인공지능(이하 AI)을 활용한 노인 돌봄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돌봄 빅데이터를 학습한 AI로 초고령사회를 대비해 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요양산업에도 AI 기술 시너지가 기대된다.

 

‘탈’통신 ‘SKT텔레콤-KT-LG유플러스’ 새 미래 먹거리는 AI... 돌봄 사업에 눈독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동 통신사들의 사업 목표는 ‘탈’통신이다. 겉보기와 달리 수입원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올해 3분기 합산 영업이익률만 보면 1조 2652억 원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통신 시장이 엄청난 이익을 얻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익성은 지난 10~15년 사이 반토막이 났다.

성장 한계에 부딪힌 이동통신 3사는 비통신 부문에서 새로운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특히 AI·빅데이터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을 축적해 온 경험을 내세워, 디지털 전환이 더딘 돌봄 시장에 진출하는 모양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권 밖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SKT텔레콤과 KT는 집 안에서 요양보호사 없이도 믿음직한 돌봄 환경 구축에 나서고 있다. SKT의 경우 2020년부터 전문 요양기관과 사회적 기업과 손잡고 AI 스피커 ‘누구(NUGU)’를 보급했다. 스마트기기 조작이 어려운 어르신들에게는 각 가정을 방문하는 요양보호사들이 AI 스피커 '누구' 등 기기 조작법을 안내해 서비스를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AI 스피커 누구는 고령화 시대 독거노인들의 일상을 지원하기 위한 돌봄 기기로, 늦은 밤이나 명절 연휴처럼 다른 사람의 도움이 받기 어려울 때 간단한 대화로 119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이 스피커에 탑재된 ‘긴급 에스오에스(SOS)’를 활용한 긴급 구조 사례가 2년 만에 누적 500건을 넘었다. 올해 5월 기준 AI 스피커 누구는 전국 93개 지방자치단체·기관 돌봄 대상자 1만 7천여 명이 사용했다.

KT는 노인 돌봄을 돕는 케어 서비스 ‘AI 스피커 기가지니’를 개발해, 지난해 지자체, 장애인 개발원, 보건산업진흥원 등에 AI 스피커 2500여 대를 공급했다. 노인들이 KT 기가지니와 대화를 나눌 때, 부정적인 내용이 너무 많으면 KT의 CS 상담사가 노인과 통화를 하기도 한다. 이는 독거노인 돌봄을 담당하는 지자체 담당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사회복지사가 대면으로 수행해야 할 돌봄 업무 부담을 낮췄다는 이유에서다.

 

수급자 맞춤형 돌봄 늘고, 요양보호사 업무 부담 줄어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권 내에서 적극적인 돌봄 사업을 펼치는 통신사도 있다. LG유플러스는 직접적으로 요양산업에 AI 기술을 접목했다. LG유플러스는 인공지능 비전 인식 전문업체 넷온을 파트너로 삼고, 요양원에 배치할 지능형 CCTV를 개발·현장에 투입했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이 솔루션을 한국노인복지중앙회 산하 20개 요양원에 시범적으로 제공한 바 있다.  

이 솔루션은 AI 다중 얼굴인식 기술을 활용해 최대 20명의 사람을 동시에 감지하고, 얼굴 트래킹 기술로 움직이는 사람도 놓치지 않고 모자이크 처리하는 기술이다. 덕분에 수급자는 CCTV로 안심하고 요양원 생활을 보내면서 생활 편의가 증진됐고, 요양보호사는 보호자의 요청으로 업무 현장이 노출돼도 모자이크 덕분에 사생활을 보호받게 됐다.

이렇듯 LG유플러스는 AI를 활용한 CCTV로 요양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으로 전국 요양원에 CCTV 설치가 의무화돼, 시장 규모는 확대될 전망이다.

 

높은 시너지 기대되는 AI와 요양의 만남

현재 국내 요양산업에서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업은 드물다. 요양원 운영자 대부분이 영세한 개인 설립자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대규모 투자를 받고 요양산업에 진출한 스타트업도 요양원 현장에 빅데이터를 적용하지 못하는 모습은 비슷하다. 데이터는 모으지만, 수급자와 요양보호사를 매칭하는 데만 관심이 쏠렸다.

따라서 AI 기술에서 선도 지위를 가진 통신사들이 요양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시, 노인들의 맞춤형 건강관리는 물론 요양원 내 업무 효율이 증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솜포와 베네세 등 일본 대표 요양사업자들은 AI 기술로 수급자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필요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빅데이터가 화장실 시간을 예보함으로써, 요양보호사가 수시로 확인해야 하는 기저귀 케어 부담을 더는 것이다. 수급자도 돌봄 제공자가 기저귀를 갈아주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돼 편리하다.

 

요양산업 내 AI 접목의 필요성은 정부도 절감하고 있다. 정부는 민간 기업에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8월 18일 바이오헬스 산업계를 대상으로 데이터 제공 사업설명회를 개최해, 전체 급여 의약품·의료기기의 전반적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자료를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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