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더리얼 “AI부터 메타버스까지, ‘합성 데이터’는 미래 산업의 핵심 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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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리얼 “AI부터 메타버스까지, ‘합성 데이터’는 미래 산업의 핵심 자원”
  • 석주원 기자
  • 승인 2022.08.30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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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어나더리얼 대표이사

데이터는 미래의 석유라는 말이 있다. 석유가 현대 문명을 지금처럼 발전시키고 뒷받침하고 있듯이, 미래에는 데이터가 그러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걸 빗대어 표현한 말이다. 그만큼 데이터가 미래 산업에서 중요하다는 의미다. 가령, 현재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은 빅데이터 구축과 활용이 가능해지면서부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현재 AI 기술의 핵심인 머신러닝과 딥러닝이 방대한 데이터의 학습을 통해 성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분야에 따라서는 AI 개발을 위한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현재 AI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영상 분석이다. 영상 데이터의 경우 개인정보 보호법 등으로 인해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를 생성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있어 관련 업계에서는 학습용 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AI 학습 데이터 구축 전문 기업을 표방하는 어나더리얼(Another Real)은 바로 이러한 문제점을 파고들었다.

 

김현주 어나더리얼 대표이사
김현주 어나더리얼 대표이사

 

메타버스 기술 기반 스타트업, 어나더리얼

어나더리얼은 지난해 12월 설립해 아직 만 1살이 채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스타트업이다. 창업자이자 CEO인 김현주 대표는 CCTV를 비롯한 영상 보안 및 분석 분야에서만 22년을 종사한 전문가로, 산업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철저한 시장 조사를 바탕으로 어나더리얼을 창업했다.

“어나더리얼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작은 스타트업으로, 주 사업 영역은 AI 분야에 꼭 필요한 학습 데이터를 생성하고 공급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지능형 영상 분석을 위한 학습 데이터 구축에 특화된 메타버스 솔루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다.”

김현주 대표는 영상 보안 전문 회사인 하이트론시스템즈에서 2016년까지 14년간 해외 영업을 담당하면서 하이트론의 전성기를 함께 했다. 하이트론을 퇴사한 후에도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를 개발해 삼성전자 사내 벤처에서 스핀오프한 스타트업의 영업마케팅 부문 이사를 역임하는 등 영상 보안 분야에서 꾸준히 경력을 쌓아 왔다.

그런 김현주 대표가 어나더리얼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영상 보안 업계를 벗어나 디지털 트윈 서비스를 접하고 나서다. 2020년 링크플로우를 나와 디지털 트윈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에서 AI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김현주 대표는, 3D 가상 공간 기술을 영상 분석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한다.

“CCTV 등 영상 보안 분야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지능형 영상 분석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영상 분석 기술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다. 이는 영상 분석에 사용되는 AI의 학습이 부족한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AI가 고도화되기 위해서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을 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이 학습 데이터를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영상 분석에 필요한 학습 데이터를 구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특정 상황에 필요한 데이터를 임의로 생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영상 분석 솔루션은 위험 상황을 정확하게 판별하고 알람을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고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분석 기술이 필요한데, 실제 산업 현장에서 일부러 재해 장면을 연출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산업 재해와 관련된 영상 분석 학습 데이터는 양과 질 모두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대안이 바로 어나더리얼이 개발한 메타버스 기술 기반 컴퓨터 비전 솔루션 ‘어나더비전(Another Vision)’이다. 김현주 대표는 어나더비전이 생성하는 합성 데이터로 영상 분석 AI 개발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쉽고 빠른 맞춤형 데이터 생성 솔루션, 어나더데이터

어나더비전은 AI 학습용 데이터 생성을 담당하는 솔루션 ‘어나더데이터(Another Data)’와 지능형 영상 분석 알고리즘 ‘어나더아이(Another Eye)’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 현재 우선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것은 어나더데이터다. 이는 모든 영상 분석 기술의 시작이 학습 데이터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기계의 눈으로 사물을 관찰하고 분석해 사람이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컴퓨터 비전 기술은 이미 상용화된 지 오래됐고, 정확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미 기술적으로 컴퓨터 비전은 99% 정확도를 보여주는 분야도 있지만, 산업 안전 같은 분야에서는 1% 미만의 잘못된 분석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소수점 이하의 정확도를 꾸준히 높여 가야 한다. 그리고 이 1% 미만의 오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학습한 데이터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이 방대한 데이터를 쉽고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솔루션이 바로 어나더데이터다.“

어나더데이터는 4단계의 과정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영성 분석 기술이 적용될 장소의 구현이 필요하다. 산업 안전을 위한 영상 분석 솔루션이라면 산업 현장과 유사한 환경의 3D 공간을 만들어 내야 한다. 두 번째에서는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건과 사고의 시나리오를 생성하고 가상 공간 안의 객체들이 시나리오대로 동작하도록 구현해야 한다. 이 과정은 작은 메타버스 세계관을 구축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세계관 구현이 완료되면, 세 번째 단계에서는 데이터 추출을 위한 가상 카메라를 설치한다. 가상 카메라는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각도로, 제한 없이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시나리오만으로 무수한 이미지 데이터를 추출해 낼 수 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이미지 데이터를 유형별로 자동으로 분류하며 AI 학습에 적합한 형태로 가공한다.

 

 

“AI 학습용 데이터를 생성할 때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 레이블링(Labeling)이다. 레이블링은 데이터를 선별하고 유형별로 분류해 AI 학습을 위한 최적의 형태로 데이터를 가공하는 과정인데, 기존에는 이러한 작업을 일일이 사람이 직접 해야 했다. 자연히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어나더데이터를 활용하면 이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김현주 대표에 따르면 사람이 수작업 하던 레이블링 작업이 약 10초 걸렸다면, 어나더데이터에서는 0.2초 만에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가공 시간과 인력 소요가 감소되면서 데이터의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것도 어나더데이터의 또 다른 강점 중 하나다. 실제로 많은 AI 기술 기업들이 학습 데이터 구축 비용에 부담을 느껴 직접 영상을 촬영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AI 기술 격차가 갈수록 벌어진다는 지적도 있어 왔다. 어나더데이터는 AI 중소기업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상 분석 AI의 학습 데이터 시장의 고충 중 하나는 개인정보 보호법이다. 영상에 사람들의 얼굴이 노출되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비식별 작업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이 전부 시간과 돈이다. 어나더데이터는 애초에 개인정보 걱정이 없는 가상의 모델을 사용하므로 이러한 부분에서도 자유롭다.”

김현주 대표에 따르면 현재 AI 학습 데이터 시장에서 이미지 자료는 1장에 900원 정도에 거래된다고 한다. 어나더리얼은 어나더데이터로 생성한 학습 데이터를 종류에 따라 차등을 두고 판매할 예정인데, 가격은 최대 시장 가격의 반값 이하로 책정할 방침이다.

 

어나더아이부터 메타버스까지

김현주 대표는 어나더데이터를 통한 학습 데이터 사업이 일정 궤도에 오르면, 그 다음은 이를 활용한 영상 분석 알고리즘인 어나더아이를 통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나더아이는 AI 영상 분석 알고리즘으로, 어나더데이터에서 생성된 방대하고 다양한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어나더데이터가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나면, 이를 바탕으로 직접 AI 알고리즘을 직접 개발해 제공하는 서비스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현주 대표는 어나더아이를 소프트웨어 형태뿐 아니라 하드웨어와 결합한 형태로도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어나더아이 알고리즘을 에지(edge) 카메라에 탑재해 통합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미 이를 위한 하드웨어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다. 김현주 대표의 미래 전략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내년에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2024년에는 자율주행, 2025년에는 메타버스까지 로드맵을 이미 구상해 두고 있다.

 

가상의 공간을 연출하는 어니더데이터는 그 자체로 메타버스 구현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다.
가상의 공간을 연출하는 어니더데이터는 그 자체로 메타버스 구현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 세계를 통해 현실 세계를 더 이롭게 하기 위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어나더비전은 그 시장 지점에 위치한 솔루션이다. 우리는 어나더비전을 기반으로 메타버스 기술을 더욱 고도화시켜 운동 자세 인식 및 분석 등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물론, 자율주행차의 장애물 인식 시스템, 메타버스 플랫폼의 3D 캐릭터 행동 분석 등 다양한 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해 많은 사람들에게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어나더리얼은 ▲학습용 데이터 세트 생성 방법과 ▲가상 환경에 연결된 사용자 단말에 알람을 제공하는 방법의 두 가지 기술에 대해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그리고 최근에는 벤처기업확인 인증도 받아 본격적인 사업 전개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김현주 대표와 어나더리얼이 국내 영상 분석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다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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