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 늘어나는 스몸비, 보행자 안전에 필수가 된 ICT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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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안전] 늘어나는 스몸비, 보행자 안전에 필수가 된 ICT 시스템
  • 곽중희 기자
  • 승인 2022.05.12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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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규제와 첨단 안전 시스템으로 스몸비 사고 예방해야   

길을 걷다 보면 스마트폰에 시선을 빼앗겨 주위 사람이나 차를 보지 않고 길을 가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을 일명 ‘스몸비(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 전방을 주시하지 않은 채 스마트폰을 보며 길을 걷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부른다.

스몸비는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래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데, 문제는 스몸비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사고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통사고 발생률 높은 스몸비, 법적 규제 움직임도 있어

2021년 서울연구원이 서울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의 69%가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중 73.9%는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전방 충돌 위험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의 스몸비 관련 연구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스몸비로 인한 교통사고는 119건에서 225건으로 약 2배 증가했다. 또한 삼성화재의 관련 조사(2014~2017)에 따르면, 보행 시 주의 분산에 의한 교통사고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사상자는 전체 사상자의 6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최근에는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교육 서비스가 확대됨에 따라   ‘실버 스몸비(6~70대 이상 노인의 스몸비)’도 늘고 있어, 보행자 안전 사고에 더욱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렇게 늘어나는 스몸비 관련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최근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횡단보도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고,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결국 다른 법안에 밀려 통과되지는 못했지만, 이후 서울시 등 주요 지자체는 스몸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2018년부터 관련 조례에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을 주의해야 한다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금지에 대한 규제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 하와이주 호놀롤루시는 2017년 7월 도로를 건너는 보행자가 스마트폰을 보는 행위를 금지, 적발 시 최대 약 1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또한 최근에는 뉴욕, 일리노이, 시카고 주 등에서 보행 중 전자기기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다수 발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스몸비 사고, ICT 기반 교통 안전 시스템으로 예방

이런 추세를 따라 국내에서는 지자체를 중심으로 ICT를 활용한 스마트한 안전망 구축이 이뤄지고 있다. IT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스몸비는 계속 많아질 수밖에 없기에 이를 단순히 법적 규제만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 도심에서 길을 걷다 보면 횡단보도 바닥에 설치된 LED등을 자주 목격할 수 있는데, 이는 바닥 신호등으로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많이 볼 수 없었던 장치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스몸비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계속해서 설치가 늘고 있다. 이 외에도 ▲지능형 CCTV ▲보행 신호 음성 안내 보조 장치 ▲도로 부착 표시판 등의 설치도 점점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바닥 신호등은 기본적인 신호등의 역할과 함께 보행자의 교통 사고를 예방하는 다양한 기능을 한다. 스마트폰을 보며 횡단보도 앞에 접근하거나 노란 안전선을 넘어서면, CCTV와 센서가 그 모습을 포착해 “좌우를 살핀 후 건너가세요. 위험하니 뒤로 물러나 주세요”라고 경고음을 울리거나 LED등을 깜빡이는 등 주의를 준다.

서울시 동작구 신대방동 일대에 설치된 바닥 신호등

서울 노원구는 2020년 교통사고율이 높고 보행량이 많은 지점에 바닥 신호등을 시범 설치한 후 2022년 4월까지 꾸준히 설치를 확대해 총 128개의 바닥 신호등 설치를 완료했다. 안전한 보행 환경 구축을 위해 바닥 신호등 외에도 ‘보행 신호 음성 안내 보조 장치’도 함께 설치했다. 향후 스몸비 사고 예방과 보행자 안전을 위한 바닥 신호등 등 안전장치 설치는 서울시 전역과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아울러 스몸비 관련 사고 예방을 위한 스마트폰 앱의 개발과 서비스도 확산되고 있다. 서울 성동구는 2021년 8월부터 ‘스마트폰 차단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다.

스마트폰 차단 시스템은 횡단보도를 건널 때 스마트폰 화면이 차단되는 시스템으로 휴대전화에 ‘스마트폰 차단 앱’을 설치하면 횡단보도 진입 시 앱이 켜지고 화면이 전환되면서 음성 및 진동으로 사용을 자제하라고 주의를 준다. 이를 통해 이동 중에 횡단보도와 도로 등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도록 유도한다. 앞에 횡단보도나 장애물이 있으면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잠기거나 하는 형태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이 적용된 대표적인 앱으로는 LG유플러스가 개발한 ‘소프트 V2X’가 있다. 이 앱은 사용자들의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현재 위치, 이동 방향, 속도 등을 실시간으로 클라우드에 전송한다. 이후 전달받은 정보 가운데 사용자들의 주변 정보를 선별해 다시 사용자에게 보내고 충돌 위험을 감지한 후 경고 메시지를 보내 교통사고를 예방한다.

추가로 스몸비 사고 예방과 보행자 안전을 위한 ICT로 디지털 사이니지의 활용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버스정류장, 횡단보도 등 공공장소에 설치된 큰 스크린으로, 각종 정보, 오락, 광고 등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체다.

근래에는 이 디지털 사이니지를 공익 서비스에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보행자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목적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일례로 프랑스 파리에서는 무단으로 횡단 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를 인식할 경우, 자동차 급정거 브레이크 소리를 재생해 이러한 상황에 놀라는 보행자의 모습을 찍어 본인에게 보여주는 형식으로 디지털 사이니지를 활용하고 있다. 이를 만약 스몸비에 맞춰 설계한다면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한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몸비 현상은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새로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교통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이제는 모든 개인이 스몸비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또한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한 법 제정과 함께, 규제만으로 막을 수 없는 안전 사각지대를 위한 ICT 기반의 교통 안전 시스템도 함께 발전시켜 나가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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