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메타버스북으로 탈바꿈한다” 페이스북 5년 내 변화 예고, 갑자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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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메타버스북으로 탈바꿈한다” 페이스북 5년 내 변화 예고, 갑자기 왜?
  • 전유진 기자
  • 승인 2021.08.09 09:0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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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공공장소 같은 온라인 공간 되나

“앞으로 5년 안에 사람들은 우리를 소셜 미디어 회사가 아닌

메타버스 기업으로 보게 될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7월 22일(현지시각) 미국 IT 전문매체인 더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이제 페이스북의 미래는 더 이상 소셜 미디어를 통한 광고 비즈니스가 아닌 이를 넘어선 메타버스 세계를 향해 있다는 것이다.

 

메타버스 시장 정조준하는 페이스북


지난 7월 28일(현지시각) 열린 페이스북의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도 저커버그 CEO는 메타버스를 무려 20번이나 언급했다. 페이스북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인 ‘광고’가 28차례 언급된 것과 비교해보면, 페이스북의 미래가 메타버스 사업에 있음을 투자자들에게 재차 강조하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미 여러 테크 기업들은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며 메타버스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예외는 아니다. 페이스북은 비디오 통화 기기 포탈과 VR(가상현실) 기기 오큘러스를 출시하는 등 VR, AR(증강현실) 기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핵심은 최근 페이스북이 단순히 이러한 기기 개발을 넘어 조직 자체가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이 추진하는 다양한 사업이 메타버스 비전을 구축하는 데 활용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오큘러스 퀘스트2 가상 시연 장면 (출처: 오큘러스 공식 홈페이지)

페이스북이 이처럼 메타버스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시장 선점을 통해 페이스북만의 독자적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미국 경제 전문매체 CNBC는 "메타버스가 인기를 얻으면 페이스북은 자사의 독자적 플랫폼으로 주도권을 쥘 수 있고 이 경우 더는 애플이나 구글 위주 모바일 플랫폼 체계에 통제받지 않아도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광고 매출 성장 둔화를 위한 돌파구라는 분석도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021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순익이 103억 9000만 달러(약 11조 900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51억 8000만 달러(약 5조 9300억 원)보다 2배 증가한 수치로, 매출은 290억 8000만 달러(약 33조 3200억 원)로 작년 동기 대비 56% 늘었다. 광고 매출 증가가 2분기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 수익과 성장이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4월 애플이 도입한 앱 추적 투명(ATT) 기능으로, 기존 사용자들의 활동 정보를 수집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해왔던 페이스북은 매출 감소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빅테크 기업들이 미래 지향적 개념과 비전을 제시해 주가를 부양하듯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한 전략 중 하나가 바로 메타버스라는 설명이다.

 

메타버스 회사로의 전환, 그리 놀랍지만은 않은 이유


페이스북은 그동안 공개 석상에서 메타버스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저커버그 CEO는 언론과 인터뷰할 때마다 메타버스를 주제로 들고 나왔고 이 가상공간과 관련 기술의 발전이 '스마트폰을 잇는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코딩을 시작했던 중학교 때부터 아이디어를 생각해왔다. 그때 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그 환경에 있으면서 다른 장소로 순간 이동해 친구와 함께 있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말하면서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관한 오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저커버그 CEO가 생각하는 메타버스는 현재 테크 기업들이 내놓은 메타버스 플랫폼과는 다른 형태라는 것이다. 현재 게임 로블록스나 네이버의 제페토 등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은 이미 존재한다. 그러나 그는 “메타버스는 공공장소 같은 온라인 공간이 돼야 한다. 사람들이 공동으로 상호작용하는 모든 것이 메타버스여야 한다. 각 회사마다의 자체 메타버스는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타버스를 단순히 게임의 한 부분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존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그는 ”메타버스는 소셜 네트워크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하루에 20~30분 화면 스크롤을 내리며 피드를 보는 것이 아니라 메타버스 안에서 8시간 이상 있으며 일을 할 수 있다. 문자나 음성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사무실에서처럼 가상으로 그 공간에서 움직인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 모델 어떻게 구축하나?


메타버스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는 "광고도 중요하지만, 아바타 등 디지털 상품 판매가 핵심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디지털 공간에서의 상거래는 이미 진행 중이다. 공짜로 게임을 제공한 뒤 가상 상품 판매를 유도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등이 대표적이다.

CNBC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사람들은 아바타나 디지털 의류, 디지털 상품 등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 상품과 창작자들이 엄청나게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이 메타버스란 한 차원 높은 공간으로 업그레이드 될 경우엔 플랫폼 내에서 또 다른 가상 경제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란 게 저커버그의 비전이다.

메타버스로의 전환은 이미 진행 중이다. 7월 26일(현지시각) 페이스북은 메타버스 전담 부서를 꾸렸다. VR과 AR 기술을 이용한 3D 소셜 공간을 목표로, 인스타그램 신제품 그룹을 담당하던 비샬 샤, 페이스북 게이밍의 비벡 샤르마, 오큘러스의 재이슨 루빈 등이 새로운 조직 운영자로 합류하기로 했다.

이에 앤드류 보즈워스 페이스북리얼리티랩(FRL) 부사장은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페이스북이 개발한 포탈과 오큘러스가 메타버스를 위한 노력의 첫걸음이었다면 이제는 가상공간들 사이 연결 조직을 구축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페이스북은 VR 제품을 개발하는 오큘러스 인수에 20억 달러(약 2조 2800억 원)를 투입하는 등 메타버스 관련 기술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스마트 글래스나 손목 장치와 같은 하드웨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VR 기술을 통한 이상적인 일터를 만드는 인피니트 오피스도 개발 중이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 회사에서 메타버스 회사로 완전히 전환되기까지 많은 시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여가뿐 아니라 일과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메타버스 세계가 구현되려면 기존 페이스북이 목표로 내세운 3~4년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전사적인 인력과 자본을 총동원하는 페이스북이 목표한 대로 독자적 플랫폼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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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몽 2021-08-23 18:31:54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게 유익한 내용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왕 2021-08-09 22:10:19
헐 메타버스 대박

보말죽 2021-08-09 19:38:46
이런 기사를 읽으니 우리들이 변화하는 시대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을 한 번 더 느끼게 되는군요

초우엉 2021-08-09 16:47:32
알찬 정보네요..메타버스 주목해볼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