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새롭게 등장한 산업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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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새롭게 등장한 산업재해
  • 전유진 기자
  • 승인 2021.03.1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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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로 비롯되는 문제점, 노동자 보호 체계 마련은?

산업혁명은 인간에게 삶의 편리성과 다양한 효용을 가져오면서, 경제적·사회적으로 인간의 삶이 크게 발전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기술과 시스템 혁신으로 생산 현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이로 인해 더욱 편리한 공공·사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혁신의 이면에는 시스템 대규모화와 복잡화로 인해 산업재해가 증가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담고 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드론, 모바일, 클라우드 등의 4차 산업혁명 기술도 예외는 아니다.

 

산업 현장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을 적용해 안전한 현장 및 시스템의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산업혁명과 산업 안전은 일정한 주기로 서로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4차 산업혁명에서의 혁신적인 안전 기술과 관리 시스템의 개발은 미래 산업 재해 예방에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센서 기술과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을 활용한 고장 예측, 신뢰성 설계, 근로자 모니터링 등이 시범적으로 활발히 연구 개발되고 있다. 이처럼 신기술을 적용한 생산 시스템으로 변화하면서 노동 환경도 다양한 형태로 바뀌고 있다. 스마트 생산 환경에서 인지적 스킬을 요구하는 고숙련 노동이 중요해지는 동시에, 기계·로봇과의 협업이 증가하고, 노동 시간·장소는 유연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기술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

첨단 기술에 의한 자동화가 이루어지면 인간 오류에 대한 재해는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더 많은 디지털 기기를 조작하게 되면서 오히려 시스템 운용자의 신체·심리적 부담과 피로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노동 시간·장소의 유연화에 따라 일과 휴식의 구분이 모호해지거나, 특정 인력의 업무 과부하로 인한 만성피로 등 신체 질환이 발생할 위험 요소도 존재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대표적인 신기술 중 하나인 클라우드는 일상에 보편화되면서, 언제 어디서든 협업 환경 등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클라우드에 기반을 둔 작업 환경은 결과적으로 업무의 강도를 강화하거나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 모니터링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산업 현장에서의 AI 활용도 걱정거리로 떠오른다. 정교한 인공 지능 알고리즘은 광대한 양의 데이터 분석을 가능하게 하고 사고의 인과관계를 분명히 밝힘으로써 더 나은 의사 결정과 예방책을 제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산업 안전 보건에 긍정적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AI가 인간의 상사가 돼 사람들이 AI와 함께 일을 한다면 노동자들은 컴퓨터의 속도에 맞춰 성과를 올려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으며, AI는 인간이 항상 최상의 효율을 달성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결국에는 노동자들이 업무 증대, 스트레스, 탈진과 같은 심리 사회적 문제까지 겪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 밖에 예상되는 또 다른 산업재해로는 제품 및 서비스의 오작동, 사생활 침해, 사이버 보안 위협 등이 있다. IoT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상품에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통신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해야 하므로 시스템이 복잡해지고 리스크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IoT의 등장으로 사람들의 사생활 침해나 보안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IoT 상품이 자동으로 작동될 경우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 국토안보부는 90% 이상의 미국 회사들이 IT 보안 시스템에 공격을 받고 있으며, 미국에서 에너지 기반 시설과 주요 제조업을 목표로 사이버 공격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 제어 시스템의 보안 위협은 전 세계적 문제로 심화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주요 국가 기반시설, 특히 전기 공급 시설에 대한 공격은 수많은 노동자와 일반인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으며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 기계의 작동 중지 등으로 위험이 닥칠 수 있다. 2014년 독일의 한 철강 회사는 해킹을 받아 공장 제어 시스템이 파괴돼 용광로를 차단하지 못해 큰 손해를 입은 바 있다. 기계와 로봇이 있는 작업장에 공격이 가해지면 노동자들은 위험한 업무 환경에 처하게 된다. 더욱이 위험한 물질이 있는 곳이라면 노동자는 물론 일반인들까지 그 물질로 인해 손해를 입을 수 있어 위험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또한,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회사 기밀 정보가 누설되고 혼란이 초래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노동자 보호할 예방 체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2017년 보고서를 발간해 산업 현장의 로봇 도입이 증가함에 따라, 산업용 로봇과 관련한 산업재해도 함께 증가한다고 밝혔다. 2011년부터 5년간 발생한 국내 제조업에서의 산업용 로봇에 의한 전체 재해자 수는 207명으로 한 해 평균 41.4명의 재해자가 발생했으며, 이는 제조업 평균 재해보다 위험도가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또, 정부는 로봇을 사용하는 50인 미만 제조업체 현장을 조사한 결과 안전 방책 미설치 또는 형식적 설치, 비상 정지 장치의 제어 범위 불일치, 기계적 보호의 안전거리 미준수, 출입문 연동 장치 미설치 또는 임의 해제, 비상 정지 미설치, 부품 입·출구 작업자 진입 가능성 등의 문제점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2016년 ‘산업안전 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을 일부 개정하면서, 로봇과 관련해 한국산업표준이나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안전 기준을 적용할 것을 명시했다. 그에 따라 개정 후 국내외 산업표준을 적용하는 보다 현실적인 안전 대책이 마련됐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업무상 사고 재해자를 막기 위해서는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우선, 인적 요인에 따른 보안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환경에 대한 보안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장비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고, 생산 시스템에 대한 디지털 ID를 부여해 산업 생산 현장에서의 보안 패치, 개인 식별 정보 처리로 인한 개인정보 보호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했다.

또, 전문가는 인간과 기계의 협업 환경에서 예상치 못한 기기 정지, 수동 작동 상황, 인간과 기계 간 상대 속도 및 안전거리 등 조건별 위험 요소와 피해 정도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작업 현장을 가상 공간에 구현하고 VR로 이를 탐색할 수 있도록 해, 작업자가 사전에 현장을 숙지하고 위해 요소를 인지하며, 3D 모델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위험 가능성을 원활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긴급 정비, 비정상적이거나 안전하지 않은 움직임 발생 시 경보, 레이저 등 위험한 기기 주변에 설치된 물리적 보호 장치로 위험 징후를 감지하고, 기계 동작에 반영해 속도를 조절·정지하는 할 수 있도록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드론과 같은 기기의 활용으로 높은 지역이나 좁은 공간에서의 작업 등과 같은 위험한 조건에 있는 노동자들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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